MY MENU

자유게시판

제목

사랑스러움 다시 떠나는 길 20

작성자
안내상
작성일
2012.06.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92
내용
--땅끝에서 서면 시작이 보인다
키작은 곰솔이 바다를 향해 그림자를 뻗고
비스듬히 노을 지고 있다
나무 아래 빼곡이 얼굴을 내민
어린 아이의 빛나는 눈동자 속으로
바람은 노을이 스며든 구름을 조각내어 나르고
고집스레 지고 다니던 자기 몫의 삶을
*땅끝마을에 부린 여행객의 등이 헐겁다
바다의 수런거리는 잔파도에
끝이 잠겨버린 방파제 위에 서서
멈춰버린 육지의 속절없는 갈망,
대양을 향해 다시 떠나고자 하는
땅 기운에 젖어 든다
그래, 시작은 끝에서 박동하는 거다
땅끝에서 바다는 다시 시작하고
바다의 시작은 또한 땅의 시작이듯이
기력을 완벽하게 털어버린 다음에야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거다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