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 그녀의 향기.

그녀의 곁에만 가면, 숨을 쉴 수 가 없어요. 왜일까?
곰곰이 나대로 생각을 하여 보기를,
아마도 나의 온 신경이 그녀에게로 쏠리어,
숨쉬는 일 따윈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녀가 내게서 멀어지므로,
그제야 그녀의 향기는
나의 후각으로 온 심을 마취시켜,
몽롱한 환상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간직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느 때는
그녀의 모습이란,
그녀의 향기보다 더 낯설을 때가 있지요.
안경을 벗고, 먼 발치로
엄지 손가락 만한 그녀가 나타나도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향기를 싣고 오지 않는 한,
눈앞에 서 있는,
그녀는 그녀의 향기보다도 느린
느림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