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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로 쏘아올린 성적표

작성자
이수하
작성일
2010.11.0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852
내용
하늘로 쏘아올린 성적표


"건강관리를 잘 하셨군요. 약은 지금처럼 처방하겠습니다."
진료결과를 받은 나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쉰다.
지난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빠 이젠 걱정 안하셔도 돼요. 곧 수술날짜를 잡을 거예요."
'수술날짜라니?'
정신이 혼미한 중에 올려다보는 나의 손을 꼭 잡은 아들은
"당연히 제 간을 드려 아버지를 살려내야죠."라고 말하고 있었다.

수술은 성공이었고 아들의 희생으로 나는 건강을 되찾았다.
7년이 지난 지금, 아들은 하버드에서 생명과학분야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유학을 떠나기 전날 가족들이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제 간을 드린 것은 생명과학도로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생체실험의 좋은 기회였어요."라고 말해
아내와 나를 비롯한 가족 모두 웃다가 끝내는 울고 말았다.

오늘의 진료결과는 그동안의 내 성적표이자
내게 주신 사랑의 척도다.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자랑하고픈 마음처럼
손전화를 꺼내 문자판을 눌렀다.
"검사결과 양호, 감사 합니다!"
문자는 빛을 타고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 최장순, 수필 '하늘로 쏘아올린 성적표' 중에서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아내의 힘, 자식의 힘, 가족의 힘 앞에서.
그들의 사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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