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었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백번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에 하늘을 창문을 열고보니
곧 하얀눈이 펑펑올것같습니다
그때, 내마음에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이 채 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