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내용
눈이 내리고, 불빛들이 부유하는 거리
한 사내가 자전거를 타고 느리게 귀가한다
눈꺼풀이 무거운 신호등이 허공에 걸린 사거리
사내의 자전거가, 쿡, 눈 속에 처박힌다
넘어진 바퀴의 가는 살들이 헛돌며 눈발을 친다
나는 깊숙이 손을 찔러넣는다
어둡고 좁고 가파른 계단 위에 사내의 집이 있다
봉투 같은 방이 잠 깨어 사내를 반길 것이다
빵집 앞을 지날 때 따뜻한 냄새가
얼마간 사내를 쓸쓸하게 버려둘 것이다
바람이 불지 않았으나, 외투 깃이 자꾸만 얼굴에 선을 그으며 가벼운 상
처를 냈다
그가 일어서는 사이, 내가 그를 앞지를 때
나는 사내의 손을 잡지 않는다, 서로의 체온에 놀랄 것이므로
그가 앞서가라고, 걸음을 뒤척이는 일뿐
사내가 남기고 간 자전거 바퀴 자국 위에
검은 동전 몇 개가 굳은 빵처럼 찍혀 있다
나는 깊숙이 몸을 찔러넣는다
불빛들이 심장을 병들게 하는 저녁
건물 사이에서 눈발이 거세진다
귀가가 늦은 새가 젖은 날개를 허둥댄다
먼저 간 사내가 길 끝에서 짙어지고 있다
한 사내가 자전거를 타고 느리게 귀가한다
눈꺼풀이 무거운 신호등이 허공에 걸린 사거리
사내의 자전거가, 쿡, 눈 속에 처박힌다
넘어진 바퀴의 가는 살들이 헛돌며 눈발을 친다
나는 깊숙이 손을 찔러넣는다
어둡고 좁고 가파른 계단 위에 사내의 집이 있다
봉투 같은 방이 잠 깨어 사내를 반길 것이다
빵집 앞을 지날 때 따뜻한 냄새가
얼마간 사내를 쓸쓸하게 버려둘 것이다
바람이 불지 않았으나, 외투 깃이 자꾸만 얼굴에 선을 그으며 가벼운 상
처를 냈다
그가 일어서는 사이, 내가 그를 앞지를 때
나는 사내의 손을 잡지 않는다, 서로의 체온에 놀랄 것이므로
그가 앞서가라고, 걸음을 뒤척이는 일뿐
사내가 남기고 간 자전거 바퀴 자국 위에
검은 동전 몇 개가 굳은 빵처럼 찍혀 있다
나는 깊숙이 몸을 찔러넣는다
불빛들이 심장을 병들게 하는 저녁
건물 사이에서 눈발이 거세진다
귀가가 늦은 새가 젖은 날개를 허둥댄다
먼저 간 사내가 길 끝에서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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