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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이성적인 그가 잠시 그 거리를 비운 오후에 나는

작성자
김나겸
작성일
2012.06.12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62
내용
처음 만난 남자와 비디오방에 갔다
습관적인 구애의 손을 뿌리친다
나의 섬은 그를 위한 것이어야만 해
남자와 나란히 누워 아무 느낌 없이
대형스크린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그 남자와 함께 백화점에
그를 위해 이름 없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산을 사러 갔다
남자 또한 이상했으리라
연애 한 번 못해봤다는 스물 아홉의 여자가
남자와 누워 있으면서도 무감각하다는 것이,
그토록 비장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위해 세상엔
있지도 않은 산을 사려한다는 것이
그 남자의 입술이 움직인다, 오늘 나와의 만남은
어떤 색깔이었는지 모르겠네요
나는 웃기만 했다
여전히 내 속엔 그가 젖은 빨래처럼 널려 있었다, 너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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