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내용
정일근
얼음 안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불이 있구나
그 불 안에 차갑게 어는 얼음이 있구나
단청의 화엄 장엄한 길을 따라가다
한겨울 영하의 시퍼런 저녁을 걸치고 있는
서까래 연화문(문) 사이에 숨은 웅화(웅화)*를 바라보노라면
어두워질수록 온갖 머리초들이 겨울꽃을 피워내
팔작 지붕의 적멸보궁이 활활활 불타오르네
영축산 땅 속 깊은 곳으로 흐르는 수맥마저 얼어붙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권하는 한 잔의 물도
차가운 표정으로 결빙되는 산사의 겨울
자신의 법과 말씀을 침묵의 빙점 아래 묻고
겨울짐승 겨울나무처럼 깊이 잠들은 줄 알았는데
웅화 한 잎이 피어나며 거침없이 불타오르는 세상
살과 뼈를 태우는 불 속에서 붉고 푸른 혀들이 깨어나
혹한의 저녁부터 풀림의 따뜻한 아침이 올 때까지
잠들지 말아라 잠들지 말아라 겨울잠의 이마를 치니
내 안에 얼어버린 나를 태우는 사랑의 붉은 불을 보네
그 불 안에서 얼음장 같은 지혜의 푸른 눈빛을 보네
얼음 안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불이 있구나
그 불 안에 차갑게 어는 얼음이 있구나
단청의 화엄 장엄한 길을 따라가다
한겨울 영하의 시퍼런 저녁을 걸치고 있는
서까래 연화문(문) 사이에 숨은 웅화(웅화)*를 바라보노라면
어두워질수록 온갖 머리초들이 겨울꽃을 피워내
팔작 지붕의 적멸보궁이 활활활 불타오르네
영축산 땅 속 깊은 곳으로 흐르는 수맥마저 얼어붙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권하는 한 잔의 물도
차가운 표정으로 결빙되는 산사의 겨울
자신의 법과 말씀을 침묵의 빙점 아래 묻고
겨울짐승 겨울나무처럼 깊이 잠들은 줄 알았는데
웅화 한 잎이 피어나며 거침없이 불타오르는 세상
살과 뼈를 태우는 불 속에서 붉고 푸른 혀들이 깨어나
혹한의 저녁부터 풀림의 따뜻한 아침이 올 때까지
잠들지 말아라 잠들지 말아라 겨울잠의 이마를 치니
내 안에 얼어버린 나를 태우는 사랑의 붉은 불을 보네
그 불 안에서 얼음장 같은 지혜의 푸른 눈빛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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