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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고독 그대의 길을 위하여

작성자
박다은
작성일
2012.06.1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59
내용
그것은 불한당처럼 왔네
내 사랑 햇볕 잘 드는 풀섶에 풀어두네
나 괜찮네, 내 몸엔 아직 생채기 하나 없으니
그댄 두 번 다시 그 칼날에 베이면 안 되리
그대 그럴 때 인간은 더 아름다울 것이라며
빛나야 할 그대의 원칙을 꿈꾸었네, 허나 따뜻한 살은
없고 튼튼한 뼈만 있었네, 그 뼈들 중에는 몸 속으로
가시처럼 자라나는 것들도 있어 그대의 실핏줄들을
터뜨리곤 했네 그대 이를 악물 뿐 아무 소리도
내지 않네
모든 지상의 것들은
오래 고여있으면 힘을 끌어당겨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 침몰해 들어간다네, 뿌리까지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네
물풀조차 살지 않는 강을 건너고 있는 그대여, 이제
그대 가슴 동여매고 있는 낡은 그녀의 치맛단을
풀어야 하네, 새살을 돋우어야 하네
그대 꿈꾸지 않았나,
그대의 새살 가득 채워
마른 강에 물이, 물풀이 되어주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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