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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완전무결 우리들의 이름자

작성자
이연하
작성일
2012.06.1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70
내용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만난
내 언니는 눈화장이 흐미하도록 울었다
무엇인가 우리는 서로 달라진 것을 살피고
확인한 지난 밤
엇갈리는 밤과 낮을 탓하며
해가 중천에 이르도록
빨간 집 이층에서 잘수록 모자라는 잠에 항복이다
길 건너편 집
제약회사 그만 두고 이민 온 부부와
과일주를 마시며 이야기한다
그 남자는 무교동의 저녁을 추억하고
그의 아내는 그런 일쯤이야 일축하고 웃는다
못 견딜 미움도 없어져 버리는
뜨내기 기분이
더러 다행일 수 있겠다 싶은 식탁엔
석필로 썼다 지웠던 우리들의 이름자
이적지 잊고 있던 어릴 때의
아명까지 버젓이 나타나고
되물릴 수 없는 하얗고 동그란 얼굴의
계집아이 하나가
목소리가 달라져서 턱을 괴며 앉았고
쥐포 굽는 냄새 질펀한 사투리
우리의 몸은
허드슨 강을 질러
막을 길 없이 밀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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