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내용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 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꺾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컹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있지 않은 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드릴 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헹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꺾는다.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 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 없이 꺾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들의 얽힌 영토 속에서
한 뼘의 폭풍도 없이 나는 고요했다.
다만 햇덩이 이글거리는 벌판을
맨발로 산보할 때
어김없이 시간은 솟구치며 떨어져
이슬 턴 풀잎새로 엉컹퀴 바늘을
살라주었다.
봄은 살아있지 않은 것은 묻지 않는다.
떠다니는 내 기억의 얼음장마다
부르지 않아도 뜨거운 안개가 쌓일 뿐이다.
잠글 수 없는 것이 어디 시간뿐이랴.
아아, 하나의 작은 죽음이 얼마나 큰 죽음들을 거느리는가
나리 나리 개나리
네가 두드릴 곳 하나 없는 거리
봄은 또다시 접혔던 꽃술을 펴고
찬물로 눈을 헹구며 유령처럼 나는 꽃을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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