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내용
산 하나를 헐어낸다.
한 삽을 들어낼 때마다
들어내는 힘의 깊이로
발밑에 소인 찍히는 발자국
다른 한 삽을 뜨기 위하여
비켜서면
그 자리에 남은 어설픈 그림자가
삽을 든 채로 나를
노려보고 서 있다.
내 발자국 파내기 위하여
산을 헐어 내린다.
내가 딛고 서 있는 대지의 본향은 얼마나 되나,
발자국이 또 남는다.
진종일 산을 헐어 내린다.
진종일 발자국이 쌓인다.
날이 저물면
저무는 하늘의 깊이 만큼 헐려 있는 산
저무는 하늘의 깊이 만큼 쌓여 있는 산
아아, 되돌아 온 편지처럼 부끄러운 산.
한 삽을 들어낼 때마다
들어내는 힘의 깊이로
발밑에 소인 찍히는 발자국
다른 한 삽을 뜨기 위하여
비켜서면
그 자리에 남은 어설픈 그림자가
삽을 든 채로 나를
노려보고 서 있다.
내 발자국 파내기 위하여
산을 헐어 내린다.
내가 딛고 서 있는 대지의 본향은 얼마나 되나,
발자국이 또 남는다.
진종일 산을 헐어 내린다.
진종일 발자국이 쌓인다.
날이 저물면
저무는 하늘의 깊이 만큼 헐려 있는 산
저무는 하늘의 깊이 만큼 쌓여 있는 산
아아, 되돌아 온 편지처럼 부끄러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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