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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신뢰 사기등잔과 함께

작성자
김선아
작성일
2012.06.1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619
내용
이미 불태운 것들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라
이제 불타고 있는 것들은 사라져 또 어디를 가리
닳아 버린 심지, 거뭇거뭇 남아 있는 석유찌꺼기, 군데 군데 흠이 간
싸구려
등잔 하나를 닦으며
불꽃 한 줄기 피워 손에 들고 있느니
불타오를수록
남아있는 뼈와 살이 무게를 또한 느끼느니
어느 별의 회답이 이리 더딘가
한밤중이면 깨어나 앉아
지난 시간의 그림자들을 개어 먹을 가느니
밤을 밝힐수록 검게 빛나는 이 어둠을 온몸에 받아들이며
내가 만들어 띄우는 불꽃
한 줄기
언뜻언뜻 별처럼 어려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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