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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진실 산낙지를 씹으며

작성자
강동원
작성일
2012.06.18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758
내용
그대들의 산 것들은
해남반도 울돌목 들 돌아
우수영 시퍼런 물살 빠지는
진도대교에 가면 있더라
서러운 조선조 유배지 섬마을 좌판엔
그마나 긁어먹던 흙손 팽개쳐진
산낙지 발 끝 집념같은 흡착력
짠내 나는 삶이 있더라
남도 사투리 모양 구슬픈 물수리
살아 있노라 저 바다 울어대는 날
산낙지 칼질하는 섬마을 아낙
차라리 그건 한반도 땅끝마을
버얼겋게 녹슨 닻이었더라
산 것이라곤 한번 제대로
죽여보지 못한 당신들의 어머니
그 뉘가 이 얼어붙은 세월
지친 눈물로 칼을 씻기우는가
살아 꿈틀 입천장에 들러붙은
도막난 절규를 처절히 씹지 않곤
살 수 없는 저 갯바람
구비구비 그리운 묵시되어
진물 난 반도사를 긴 세월 더듬는데
내뱉지 않고 넘기는
우리들의 이 쓸쓸한 해감맛은
부디 큰 별이 될거나
한반도 그 오월 주먹밥같은 귀신
달군 화젓가락 같은 힘찬 취기로
한울님의 인고를 지피우며
조국의 풋물 같은 가슴패기에
아침바다 마중 나가는 뱃머리에
빛나는 새벽별되어
사르는 꽃불로 수놓을거나
그대들 그리움 모두어 산낙지를 씹을 적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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